은하철도999의 철이가 꿈꾸는 영원한 삶.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영원한 천국 (지옥?), 불신자들이라면 영겁의 세월. 영원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 우주는 대략 100조년이 지나면 마지막 별의 생성이 종료되고, 끊임없는 팽창을 거듭하다가 블랙홀 마저도 호킹복사로 서서히 소멸되면서, 대략 10의 100승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정말 아무것도 없는, 엔트로피의 끝판 열죽음의 상태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럼 10의 100승 정도 시간이면 영원한 것일까?
영원이라는 의미가 과학적이라기 보다는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부분이 많다. 히브리 성경(구약)에서 보면 영원은 Olam (עולם) 이라는 단어를 쓴다고 하는데, 이는 시간적 개념이라기 보다는 공간적 개념, ‘저 지평선 너머’ 내지는 ‘감추어진 어떤 곳/것’의 의미라고 한다. 그래서 앞/뒤, 선/후를 모두 포괄해서 우리의 직관이 다을 수 없는 장소의 개념이다. 결국 인간이 ‘알수 없는’ 어떤 것이다. 몇천년전에도 영원이라는 것은 그냥 이해를 포기한 개념이다.
그리스성경(신약)에서는 Aionios (αἰώνιον)라는 단어로 쓴다고 하는데, 이는 그냥 ‘age’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냥 세대. 끊임없이 지속되는 어떤 시간이라기 보다는, 어떤 사건이 발생하는 세대라는 의미라 할수 있겠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그 상황/사건과 이와 영향을 주고 받는 나와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나의 뇌를 양자적으로 컴퓨터에 전사해서, 10의 100승의 시간을 사는 영원 보다는, 내가 왜 이 장소와 이 세대에 이렇게 살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 장소/세대와 맺는 관계를 즐기는 것이 ‘영원’이다. 10의 100승에 비하면 우리 인생 100년은 양자적 입자단위인 플랑크 길이 시간 보다도 짧지만, 시간이 없었던 순간에 창발해 나온 우리의 100년은 무한의 시간, 영원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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